로블록스의 배경: 멀티버스
게임 설명에 앞서 먼저 그 배경이 되는 메타버스부터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는 4차 산업 혁명 로봇공학, 인공지능, 나노 기술, 자율주행 등 새로운 기술혁신 속에서도, 가장 최근에 주목받는 분야다. 메타버스는 ‘초월’이라는 뜻의’ 메타(meta)’과 ‘우주’,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닐 스티븐슨’의 1992년 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미 가상현실을 접해본 사람들에게, 메타버스는 4차산업혁명으로 더 확장된 세계관을 의미한다.
그럼 왜 최근 들어 메타버스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일까? 과거에도 제한된 범위에서 온라인에서 내 아바타를 만들고 홈피를 꾸미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다양한 가상현실로 들어가, 나의 필요를 채우고, 상거래를 하고, 돈까지 버는 일이 가능해 졌다. 온라인 수업이나 콘서트, 영화관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언텍트 문화가 만들어지면서, 온라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세상에 거의 무한하게 커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 로블록스(Roblox)는 많은 도전을 던진다. 현재 전 세계 이용자가 1억5천만명에 이르며, 미국의 경우, 만 9세부터 12세의 어린이 중 3/2가, 또 16세 이하의 아동층의 1/3이 놀아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코로나 록다운으로 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늘기도 했지만, 이용자가 40%나 폭증했다는 것은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 이상의 뭔가가 있으리란 짐작을 하게 만든다.
이제 게임에 대해 살펴보며 새로운 세상을 이해해 보려고 한다. 먼저 게임의 특징을 살펴보고, 영향력과 신앙의 관점에서 ‘로블록스’세대와 어떻게 소통하며 나아가야 할 지를 고민해보자.
게임소개 – 하나의 나를 통해 접근하는 무한한 세상
로블록스는 캐릭터 생성으로 시작된다. 모든 게임에 캐릭터가 있지만 이 게임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하나의 캐릭터로 수많은 다양한 세상에 접근이 가능하다. (첨부그림의 예처럼) 레고 형태로 만들어진 캐릭터는, 5만개 이상의 체험공간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 속에는 게임, 집 짓기, 소셜 모임, 여행, 외식 등 별의 별 체험이 다 들어있다.
접속방법도 다양해서, VR, PC, 스마트폰, 엑스박스로 가능하며, 다른 이들이 만든 게임에 접속할 수도 있고, 직접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자기 게임을 만들 경우, 유로결제를 통해 스페셜 아이템 등을 팔아 수익을 올리기 까지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메타버스는 보다 적극적인 매매거래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명품브랜드 구찌는 게임에서 착용 가능한 전용 가방을 로블록스에서 판매했다.(아래 유튜브 기사참조) 여기서 팔린 디오니소스백은 35만 로북스(게임 내 화폐단위)로 오프라인 판매가 보다 비싼 약 480만원 정도의 가치이다. 또한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나 미디어 채널 로서의 가능성도 열리고 있는데, 어떤 가수는 신곡을 로블록스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코비드 록다운 속에서 한국 순천향대학교는 2021년 입학식을 메타버스 환경에서 치른르기도 했다. 앞으로 발전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기존 게임과 로블록스의 가장 큰 차이는, 새로운 게임이나 소셜 네트웍마다 새로운 아이디가 필요한 반면, 후자는 하나의 캐릭터로 수많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로블록스는 단순한 게임 보다 수많은 세상에 접근하게 해주는 플랫폼에 가깝게 보인다. 이것이 우리의 가치와 세계관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로블록스’ 평가
로블록스는 분명히 게임 이상의 다양한 장점이 있다. 먼저 게임 만들기(코딩)/개발을 배울 기회가 된다. 단순히 즐기는 수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상상을 게임으로 표현함으로서 창의적 사고와 논리적 알고리즘을 배우고, 이것을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도 컴퓨터코딩이 기초학문과정에 포함되는 상황에서, 로블록스는 실습장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둘째로 다양한 플랫폼이 주는 창의적 게임참여와 소셜 활동이 동시에 가능하다. 이 속에는 수많은 무료 콘텐츠가 있고, 게임 언어와 설정도 여러가지로 시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와 연결해, 집을 짓거나 배를 만들어 여행을 하기도 하고, 기존의 RPG게임과 연결해 스토리 중심의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선택 앞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선택이 가능하며, 그 안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물건을 사고파는 등의 다양한 관계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 때문에, 자녀들이 이 게임을 하고 있다면 주의해야 줘야 할 부분도 있다. 로블록스 계정을 만들 때 자녀의 생년월일을 정확히 입력해 주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컨텐츠도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다. 선택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신앙적으로 보면, 특히 메타버스의 장점에 따르는 위험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로블록스가 가진 ‘넓은 기회’때문에 동시에 그 곳에서 벗어나지 않게 만들 ‘중독성’이 나타난다.
인터넷 상의 소셜 네트워크 활동에 빠져, 현실에서 고립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주의하지 않으면, 모든 생활이 더 쉽게 이뤄지는 메타버스 안의 내가 실생활의 나를 대신해 버릴 수 있다.
향후 교회도 편의성 때문에라도 로블록스를 활용하게 될 수 있다. 로블록스로 하는 모임, 예배, 교회가 등장한다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우린 아직 온라인 교회를 교회로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마치지 못한 것 같은데, 더 심각한 문제가 다가오는 셈이다.
메타버스가 가진 수많은 장점과 유혹에 비해, 이것을 어떻게 어느정도 사용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배척할 문제는 아니다: 새로운 미래 공간이 된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으면서 신자들에게도 영적 도전과 호기심을 일으키는 데 쓰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메타버스속의 교회에서 찬양과 예배가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런 상황이 영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 우리가 대하는 찬양의 의미, 예배의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보충해 나갈 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리
로블록스는 정보를 접하고 서로 교제하는 전혀 새로운 장과 시대를 열어준다. 메타버스를 적용한 플랫폼 속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내가 수많은 활동과 삶을 나누고 생활을 즐긴다. 교육적 관점에서는 추천할 만한 면이 많지만, 삶의 전체적인 질에서 보면, 현실도피적 중독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특히 보다 성숙한 신자의 삶, 성화의 삶을 말할 때,
메타버스는 우리에게 또 다른 위선, 혹은 삶과 생각의 분리를 조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메타버스시대의 신앙에 대해 이번 계기를 통해 더 고민하고 나누는 시간이 되기 기대해 본다.
배현주 리뷰어는 막 자라나는 아들에게 책을 읽혀주기 좋아하는 컴퓨터 전문가입니다. 강현규 리뷰어는 로뎀나무아래 문화비평의 편집장겸, 게임전무리뷰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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