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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비평: 눈을 떠보니 선진국- 객관적으로 우리를 보는 거울?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선진국일까 여전히 개발 도상국일까? 2021년 7월 2일 개최된 68차 유엔무역개발회의 UNCTAD에서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한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한 바 있다. 이는 1964년 UNCTAD가 생긴 이래 최초의 사례이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는 개도국 위치에서 IMF 국가부도사태를 겪었지만, 이제는 BTS,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으로 상징되는 세계적 위상을 가지게 현재. 이 급작스러운 변화를 마주하며, 저자는 우리는 진정으로 선진국인가 라는 질문을 사회 현상 해석을 통해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이 책은 한류를 찬양하거나 한국 자화자찬으로 글을 시작하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란 질문 만을 던지며 달려왔다 말한다. 반만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막상 2차 대전 후 독립한 신생국가로서, 한국은 미성숙한 근대화를 거치며 선진국을 따라잡기에 급급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제는 '어떻게'를 너머, ‘왜’와 ‘무엇’을 생각해야 할 시기가 왔다 말한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구분되는 것 같다. 선진국의 조건과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살펴 보는1,2부, 그리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3부 AI의 시대 편이다. 여기서는 후자는 전문 정책에 관한 내용이라, 일단 전자 내용에 초점을 맞춰 리뷰를 해 본다. 저자는 선진국에 걸맞지 않는 우리의 모습에 대해 도전 하며, 과거 반성과 미래 전망을 제시하는데, 그중 몇 가지 예들을 살펴보면서 저자의 생각을 소개하고, 기독교적 가치관 속에서 그 내용을 평가하며 마치고자 한다.


산업 4.0 – 정의하는 사회

독일 정부는 4차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산업 4.0 (Industry 4.0)’라는 앞으로의 산업전망 보고서를 내 놓았다. 이 책과 동시에 나온 것이 ‘노동 4.0’ 보고서인데, 각 사회 영역(공기업, 협회, 일반기업, 학문, 분야)의 토론과 의견을 모아 정리한 준비연구에 해당한다. 2년의 대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 ‘노동 4.0’인 것이다. 우리는 독일이 4년전에 만든 이 자료를 지금에서야 교과서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준비야 말로 선진국다운 사고방식이 뭔지를 보여주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신뢰자본을 가진 사회

한국의 또다른 이슈는 신뢰자본 문제다. 서울대 김병연 교수는 사람사이의 믿음이 10% 올라가면 GDP가 0.8% 올라간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서울역은 현재 검표원없이 개찰구가 열려 있고, 승객은 차표를 꺼낼 필요 없이 기차를 탄다. 신뢰자본과 IT기술 덕에 생겨난 시스템이다. 사람들은 정직하게 탑승하고, 혹여 몰래 남의 자리에 앉을 경우, 자동으로 적발된다. 그러면 검표원은 조용히 몰래 앉은 사람에게 가 표를 요구하고, 10~30배 가량의 벌금을 물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신뢰자본과 기술발달은 한국의 민간영역에서 많은 발전을 가져왔지만, 정부 정책으로 들어오면서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했다. 서로 봐주기식 법 집행 때문인데, 고위직 부정사범의 집행유예비율이 70%을 넘어가는 것이 이 사실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검열 폐지와 문화적 조화

또 다른 이슈는 검열폐지와 문화적 조화의 힘이다. 1996년을 기점으로 많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전 검열이 폐지되었고, 공연윤리위원회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창작자들은 자유롭게 조화를 이루며 문화를 생성해 가기 시작하더니, 아카데미를 휩쓴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나 전세계로 퍼져가는 네플릭스 드라마들을 만들어 냈다. 영화나 드라마를 넘어 BTS나 K-pop역시 마찬가지이다.

결국 재능의 자유로운 결합은 통제보다 더 큰 문화적 발달을 가져온다는 점을 한국이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글의 변화

언어의 발전은 그 문화의 발전을 결정한다: 저자는 1521년 교황청의 제지를 무릅쓰고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루터의 예를 꼽으며, 일반인들의 언어로 번역함으로서 종교개혁에 불을 붙였을 뿐 아니라 문학적으로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 지적한다. 반면 한국은 아주 짧은 기간에 근대와 현대를 동시에 거치면서,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 예를 들어 현대 한글 표현은 모두 ‘다’로 단조롭게 끝나는 데, 저자는 이를 너머 더 풍성한 함의를 이끌어 내는 한글이 되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고장난 인센티브 시스템

한국은 잘못된 상벌구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형벌을 피해간다(집행유예). 산재사망률은 OECD 최상위권인데도, 과실자들의3%만 징역 및 금고형을 받다. 이런 분위기에서 젊은이들은 일확천금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저자는 물은 물길을 따라 흐른다며,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개혁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정상 시스템이 작동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교육의 결핍

저자는 한국이 '기본'에 대한 교육이 없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지속적인 학습능력을 잘 키워주지 못했는데, 문제는 시대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자기 학습능력의 부재는 미래를 준비하는 데 심각한 한계를 가져다 준다는 점이다. 또한 한국 청소년의 94%가 운동부족이란 점도 주목할 문제다. 존 레이티 하버드 교수는 운동과 뇌의 활성화의 관계를 입증했다. 앉아서 하는 공부만을 가르치는 교육 시스템은 단기적 문제를 푸는 데는 효과적일 지 모르지만, 스스로 사고하는 사람을 만들지는 못한다.


오래된 맛집의 비밀

한 한국 음식배달 서비스 회사에서 한국의 오래된 맛집의 비밀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하지만 업체는 최종결과를 발표하지 못했다. 오래된 맛집의 비밀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자가점포’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자기만의 특징 개발은, 한국현실에서는 기대하기 힘든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경리단길은 최근들어 이국적 가게와 수제맥주집으로 핫플레이스로 부상했지만, 결국 치솟는 임대료에 밀려 그런 특징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간단한 평가

저자는 한국을 선진국이라 하면서도,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말한다. 어쩌면 아직 선진국이 되기에 멀었다는 해석으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부정적 시각으로만 한국 상황을 보는 것도 별로 건강하지 않다. 기존 선진국들도 나름대로 어두운 부분이 있고, 한국만의 독특한 발전과정 때문에라도 이해해 줄 만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코끼리의 꼬리만을 만지고 전체를 평가할 수 없듯이, 저자의 평가에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책은 돌아봐야 할 우리 자신의 모습, 내면적 성찰을 위한 시사점을 던진다. 저자가 던지는 문제들은 더 나은 우리를 만들어 가기 위해 도전해야 할 것들이다.


세상은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세상 어디서도 완전한 희망을 볼 수 없다. 그것은 기독교가 말하는 죄의 영향 때문이다. 인간 사이의 불신과 부의 재분배 문제, 편향된 자원 등의 무시한 체, 나의 꿈을 위해 누군가의 희생을 토대로 올라서야만 하는 경쟁사회를 바꾸지 않고 ‘유토피아’를 말하는 것은, 결국 기득권자들만의 리그를 꿈꾸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복음을 외치는 것은 선진국을 추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는 타락한 세상과 그 속에서 창조의 바른 원리를 회복하기 위한 몸부림을 추구하며, 이것은 이 책이 말하는 식의 자성만으로는 이뤄지지않는다.

저자는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스템 변화 이전에 개인의 내적 변화다. 우리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 그리고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며 살아가는 성도들이 감당해야 할 빛과 소금의 소명이 더 간절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런맥락에서 오늘도 우리는 복음을 붙들고 세상을 향해 서야 할 것이다.


강현규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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