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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editor

책과의 대화: 유기성목사의 '십자가에서 살아난 가정'

최종 수정일: 2021년 9월 22일


나는 죽고 예수로 살아야 가정이 행복하다


<십자가에서 살아난 가정>은 유기성 목사님이 오랜 기간 가정을 주제로 전한 14편의 설교들을 엮은 책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유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 것 같다. 어쩌면 책에서 밝히기가 껄끄러울 수도 있었을 목사님 본인의 가족사를 비롯하여 사역하시면서 만난 여러 성도의 가정사, 여러 신앙 서적과 유명인사의 삶에서 거울로 삼을 만한 가정 사역의 간증들이 <십자가에서 살아난 가정> 곳곳에 넘치도록 많이 담겼다. 그렇다고 해서 말씀이 부족하다는 인상은 들지 않는다. 14편의 설교문 전체에 흐르는 ‘십자가 복음’이라는 단 하나의 주제가 “나는 죽고 예수로 살아야 가정이 행복하다”는 메시지를 아주 강하게 전한다.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글은 에베소서 5장 22-33절 ‘아내와 남편’ 관계에 대한 설교를 담은 ‘행복한 부부는 십자가 아래 있다’였다.


오랫동안 에베소서 5장 ‘아내와 남편’에 관한 말씀이 거북하고 부담스럽게 여겨졌다. 아내의 입장에서 볼 때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말씀이 남존여비의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삐딱하게 들렸고,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평등하게 지으셨는데 남편이 아내의 머리라고 하는 것도 못마땅했다. 반면 남편에게 주신 명령은 너무 가벼운 것처럼 보였다. ‘아내 사랑하기를 자기 자신과 같이 하라니 이건 너무 쉽고 당연한 거 아닌가?’ ‘주께 하듯’, ‘그리스도께서 하심 같이’라는 핵심을 놓치고 ‘복종’이라는 단어에 대한 반감으로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깨달음은 뒤늦게 찾아왔다. 하지만 ‘주께 하듯’이란 말씀이 여전히 공허하고 추상적으로 다가왔다. 구체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콕 짚어서 말씀을 풀어주시면 참 좋겠는데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행복한 부부는 십자가 아래 있다’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아내가 무언가 부족하고 문제가 많은 남편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편의 장점은 남편에게 직접 말해 주고, 남편의 단점은 하나님께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남편을 지적하는 말은 가능하면 하지 말고 하나님과 대화할 시간을 많이 갖는 것입니다.(p.159)

남편들은 남편이기 전에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남편을 바라보세요. 하나님은 우리가 뭐 하나라도 잘한 것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과하다고 느낄 정도로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보내십니다. 남편에게 그렇게 하세요. 하나님이 정말 사랑하시고, 격려해 주고 싶어 하시고, 힘을 주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아들과 함께 산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p.160)


남편이 머리인 것은 아내보다 우월해서도 완전해서도 아니다. 남편도 인간이기에 허물 많고 부족하지만 단점은 지적하지 말고 장점을 북돋우고 격려함으로써 세상에 나가서 담대히 싸울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것이다. 참 쉽고 명쾌하다. ‘복종’이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을 툴툴 털어주면서 돕는 배필인 아내가 남편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알려주고 있다.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남편을 바라보라’는 말씀도 참 따뜻하게 다가온다. 누가복음 15장 탕자의 비유를 묵상하며 하나님께서 둘째 아들을 기다린 아버지의 마음, 곧 하나님의 마음으로 남편을 기다려주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느꼈던 기억도 겹쳐졌다.


그렇다면 남편이 아내의 머리라는 말은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남편이 아내의 머리라는 말은 (중략) 머리가 하는 그 일을 남편이 하라는 것입니다. 아내를 살피고, 생각해 주고, 판단해 주고, 결정해 주고, 항상 보호해 주는 것이 남편이 해야 하는 사랑입니다. 무엇보다 머리가 된 남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내와 자녀를 위해서 기도하는 일입니다.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그런데 가정을 대표해서 하나님과 관계를 맺어 가야 하는 사람이 가장인 남편입니다.(pp.170-171)

남편은 기도가 익숙하지 않고 아내가 기도를 많이 한다고 해서 기도는 아내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일 납니다. 하나님과 친해져야 하고, 하나님의 뜻이 분별되어야 하고, 집안의 대소사를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고, 하나님의 은혜를 감당할 통로를 남편이 맡아서 해야 합니다.(p.171)


가정의 제사장으로 세워주신 남편의 사명이 ‘기도’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기도의 어머니’라는 말은 흔히 하지만 ‘기도의 아버지’라는 말은 상대적으로 덜 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정의 제사장인 남편을 떠올릴 때 가정예배의 인도자로서 말씀을 심는 역할을 생각하게 되는데, 가정을 대표해서 하나님과 관계를 맺어 가야 하는 사람이 가장인 남편이라고 하신다.


유 목사님 가정 사역 설교에서는 관계의 전이를 통한 비유적인 설명이 참 절묘하게 들어맞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다음의 문장도 그랬다.


마치 결혼식장에서 딸의 손을 잡은 신부 아버지가 사위가 될 신랑에게 손을 넘겨주면서 “내가 딸을 사랑한 것처럼 이제는 자네가 사랑해 주게”라는 가장 중요한 한마디만 하듯 하나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아내를 내가 사랑한다. 너도 그렇게 사랑해 주기를 원한다.”(p.174)

성경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표현할 때 신랑-신부의 관계로 묘사한다. 그런데 위 구절에서는 장인이 사위가 될 신랑에게 신부의 손을 넘겨주듯이 하나님이 한 사람의 아내를 한 사람의 남편에게 주시면서 “내가 네 아내를 사랑하듯 너도 그렇게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단다. 참 로맨틱하다. 심쿵!


<십자가에서 살아난 가정>에는 부부관계뿐만이 아니라 부모자녀 관계, 자녀교육,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도, 믿지 않는 가족의 구원 등 가정 사역과 관련된 다양한 관계와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일관된 관점은 자기 중심성을 내려놓고, 문제나 상황이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 안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도에게 <십자가에서 살아난 가정>은 십자가 아래 치유되지 못할 상처는 없음을 분명히 느끼게 해줄 것이다. 말씀대로 순종하며 사는 것이 너무 어렵고 말씀이 율법처럼 무겁게만 느껴지는 성도가 있다면 이 책은 쉽고 실천 가능한 순종의 해법을 제시해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좋은 방법 하나, 각 설교문 제목 아래에 있는 해당 본문을 성경에서 찾아서 필사를 해보시면 좋겠다. 둘째, 하나님이 내게 지금 당장하라고 권면하시는 것 같은 좋은 지침은 실천에 옮기자. 기도 부탁만 하던 남편을 가족 기도회의 자리로 초청했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며 어색해하던 남편도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면 아이들에게 “기도하자~”라고 얘기하게 되었다. 할렐루야! 셋째, 책에서 언급된 다른 신앙서적들을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써 두고 기회가 될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주영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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